scalet rot | elden ring

여기 하늘은 영원히 자주색으로 얼룩져 있다. 바람은 모래가 아니라 붉은 포자를 실어 나르며, 한 번 들숨마다 폐 깊숙이 스며드는 썩음의 달콤한 냄새가 밀려온다. 사람들은 이곳을 카일리드라 부르지만, 이제는 그 이름을 기억하는 자가 거의 없다. 이곳은 이제 단지 ‘위대한 묘지’일 뿐이다.

‘자주 썩음’은 땅을 삼켜버렸고, 결코 낫지 않을 상처를 남겼다.

지금 이 땅을 떠도는 것은 살아있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니다. 오직 썩음에 정신을 잃고 영원한 전쟁을 반복하는 마른 뼈만 남은 병사들과, 썩은 고기를 먹으며 일어난 괴이한 생물들뿐이다. 자주 습지의 깊은 곳에서는 벌레들의 자식들, 즉 썩음을 새로운 신으로 숭배하는 자들이 태어나 그 끔찍한 복음을 퍼뜨린다.

여기서 땅 자체, 나무, 바위까지 모두 숨을 쉬고, 살아 있고, 썩는다. 여행자여, 이 땅에 발을 디디기 전에 경계하라. 이 땅은 단지 병든 것이 아니다. 그것은 새로운 생명이며, 끔찍하고 신성한 재생의 과정이다.

여기서 죽음은 안식이 아니며, 생명은 축복도 아니다. 오직 자주 썩음만이 영원하다.